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지 않는 비정한 운명의 장난과 바바 야가의 숙명
전작의 메가 히트 이후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이 들고 나온 속편은 단순히 스케일을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1편이 아내의 상실과 소박한 희망을 앗아간 자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사적 제재였다면, 이번 작품은 주인공을 둘러싼 거대한 암흑세계의 정교한 규칙과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을 전면에 내세운다. 감독은 전 세계를 무대로 움직이는 킬러들의 정교한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시각화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깊고 매혹적인 신화적 세계관에 발을 들이게 만든다. 영원히 어둠에서 벗어나 평범한 온기를 탐하려 했던 한 남자의 소박한 갈망을 무참히 짓밟는 거대한 질서의 충돌, 그것이 이 영화가 스크린 너머의 우리에게 던지는 첫 번째 거친 질문이자 서사의 위대한 시작점이다.
1편의 재미적 요소를 업그레이드해서 눈을 사로잡는 액션이 압권이었다.

강요된 표식: 다시 움켜쥔 총
아내를 잃은 깊은 슬픔을 피의 숙청으로 갚아준 지 고작 나흘 뒤, 존 윅은 자신의 마지막 흔적인 애마를 되찾기 위해 러시아 마피아 아브람 타라소프의 본거지를 무자비하게 초토화한다. 그러나 이 거친 여정의 목적은 오직 완전한 은퇴였기에, 그는 무기를 다시 콘크리트 바닥 깊숙이 파묻으며 평화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밤의 세계는 그를 부드럽게 놓아주지 않았다. 과거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하고 은퇴를 허락받기 위해 이탈리아 카모라의 후계자 산티노 디안토니오에게 건넸던 피의 맹세, 즉 거부할 수 없는 강요된 표식이 그의 가슴을 짓누르며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산티노는 최고회의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친누이인 지아나를 암살하라는 잔인한 요구를 건넨다. 존은 완강히 거절하지만, 그 대가로 돌아온 것은 아내와의 유일한 추억이 깃든 집이 화염 속에 바스러지는 비극이었다. 잿더미 속에 홀로 선 그에게 암흑가의 절대 권력자 윈스턴은 범죄 세계의 철칙인 표식의 의무를 이행할 것을 냉혹하게 상기시킨다. 결국 선택의 여지를 박탈당한 사내는 다시 한번 차가운 강철을 쥐고 로마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로마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컨티넨탈 호텔에서 전열을 가다듬은 존은 지아나의 침소에 잠입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지아나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며 씁쓸한 총성을 울린다. 그러나 임무의 완수는 곧 새로운 배신의 시작이었으며, 산티노가 보낸 침묵의 암살자 아레스와 지아나의 충직한 경호팀장 카시안의 끝없는 추격 속에서 존은 핏빛으로 물든 탈출로 개척하기 시작한다.
핏빛의 성전:네온사인 너머 몰입을 깨우는 총성
늦은 밤, 적막한 방 안에서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마주한 이 영화의 시각적, 청각적 충격은 온몸의 감각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영화 중반, 로마의 고풍스러운 유적지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연회와 그 뒤편의 지하 통로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흡사 지옥의 묵시록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듯한 기묘한 해방감을 선사했다. 쿵쾅거리는 일렉트로닉 비트와 오페라 아리아가 기묘하게 뒤섞인 음악,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네온 조명은 스크린 전체를 잔혹하지만 차마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회화로 바꾸어 놓았다. 특히 존 윅과 카시안이 서로를 향해 망설임 없이 총구를 겨누며 방탄 정장의 깃으로 얼굴을 가린 채 전진하는 근접 격투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며 숨을 죽였다. 옷감에 탄환이 박힐 때마다 들려오는 둔탁한 파열음과 텅 빈 탄창이 바닥에 떨어지며 울리는 서늘한 금속음은 마치 내가 그 차가운 로마의 지하 통로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내 가슴을 깊게 파고든 것은 주연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그 형언할 수 없이 지친 눈빛이었다.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암살자들의 습격 속에서 온몸이 찢기고 피를 흘리면서도, 오직 살아남아 복수를 완성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전진하는 그의 투박한 몸짓은 인간적인 처절함을 극대화했다. 지하철역 안에서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을 민간인들 몰래 서로 주고받으며 쏘아대던 숨 막히는 텐션, 연필 한 자루로 압도적인 살기를 뿜어내던 장면을 지나 거울로 가득 찬 현대 미술관의 미로 속에서 자신의 복제된 환영들과 싸우듯 몸을 던지던 그 찬란한 비주얼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귓가에 남은 이명이 되어 한동안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것은 장르 영화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하고도 매혹적인 핏빛의 성전이었다.
깨어진 규율의 대가: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의 이면
이 영화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액션의 쾌감과 매혹적인 서사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냉철한 평론가의 시선으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서사 구조상의 짙은 아쉬움과 비판적 지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부분은 악의 축을 담당하는 산티노 디안토니오라는 인물이 가진 치명적인 평면성이다. 그는 거대한 밤의 세계를 움직이는 카모라의 수장이자 최고회의의 일원이라는 거창한 직함에 걸맞지 않게, 전설적인 암살자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유치한 도발과 얄팍한 배신을 일삼는 전형적인 삼류 악당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뉴욕으로 돌아온 존 윅이 수많은 길거리의 암살자들과 연이어 마주치며 벌이는 생존 게임은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게임의 퀘스트 같은 인상을 주어 극 전체의 서사적 중량감을 가볍게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분기점이 되는 컨티넨탈 호텔 라운지에서의 살인 장면은 주인공이 치밀한 전략보다는 우발적인 분노와 감정에 치우쳐 절대적인 금기를 깨부순 것처럼 묘사되어, 전작부터 공들여 쌓아 올린 세계관의 엄숙한 질서를 한순간에 허무하게 무너뜨리는 서사적 편리주의의 소치로 다가온다. 규칙 Gens과 신용을 그토록 강조하던 밤의 세계가 결국 한 인간의 사적인 감정과 권력욕 앞에 얼마나 취약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그 매듭을 짓는 방식이 다소 투박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결국 사내가 선택한 금기의 파괴는 자신을 보호해 주던 안전지대의 소멸을 뜻하며, 비정상적인 폭력의 악순환 속에서 홀로 감내해야 할 가장 가혹하고 무거운 깨어진 규율의 대가로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
이 영화는 겉보기에 화려한 총격전과 근접 격투의 연속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시스템의 거대한 압박 속에서 자신의 온전한 주체성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인간의 비극적인 서사시이다. 거대하고 불합리한 사회적 규칙 속에서 나만의 가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대인들에게, 혹은 장르적 미학의 극한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영화 애호가들에게 이 강렬한 여정은 가슴속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다.
영화는 2014년도에 개봉한 "존윅"1편 이후 2017년 개봉한 영화 "존윅:리로드"리뷰였습니다.
- 출처: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 A1% B4%20% EC% 9C%85:%20% EB% A6% AC% EB% A1% 9C% EB%93%9C)